4인 협동 좀비 슈터를 찾다 보면 결국 이 둘이 남습니다. 둘 다 꽤나 오래된 게임이지만 수많은 좀비 슈터 협동 게임이 나왔음에도 이 두 게임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2009년작 레프트 4 데드 2(이하 레포데2)와 2019년작 월드 워 Z입니다. 백 4 블러드가 기대에 못 미친 뒤로 이 장르에 실질적인 선택지는 두 개뿐입니다.
이 글은 친구들과 함께 할 좀비 협동 게임을 하나 사려는데 둘 중 어느 쪽이 나은지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잘 만든 게임인가가 아니라, 지금 내 상황에서 어느 쪽을 사야 후회하지 않는가를 다룹니다.
| 항목 | 레프트 4 데드 2 (권장) | 월드 워 Z (권장) |
|---|---|---|
| 발매일 | 2009 | 2019년 |
| 제작사 | 밸브 | 세이버 인터랙티브 |
| 운영체제 | Windows 7 이상 | Windows 10 (64비트) |
| CPU | 코어2듀오 2.4GHz | 라이젠 5 2400G, i7-3970 |
| 메모리 | 2GB | 16GB |
| 그래픽 | 지포스 7600급 | 라데온 R9 280, 지포스 GTX 960 |
| DirectX | 9.0c | 11 |
| 저장 공간 | 13GB | 50GB |
좀비 협동 슈터는 한 판을 넷이 채워야 시작되는 장르입니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어도 매칭이 안 잡히면 끝이라, 지금 사람이 남아 있는지가 완성도만큼 중요합니다.
월드 워 Z는 스팀 상점 소개문 기준 누적 플레이어 2,500만 명을 넘겼습니다. 레포데2는 밸브가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가 없지만, 약 3,700만~5,000만 장 이상으로 추측합니다.
월드 워 Z는 스팀과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물론 PS4/PS5,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까지 나와 있습니다. 레포데2는 밸브 자사 게임이라 스팀 전용이고, 에픽에 올라올 가능성도 사실상 없습니다.

두 게임이 지향하는 방향이 다릅니다
같은 4인 협동 좀비 슈터로 묶이지만 재미 포인트는 정반대입니다.
레포데2는 좀비 개체 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스모커에게 끌려가고 헌터에게 잡힌 친구를 살리고 죽이는 타이밍이 중요한 결정으로 작용합니다. 특수 감염자 하나가 팀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어서 서로 붙어 다니고 위치를 부르는 게 기본입니다. 매 판마다 상황에 따라 적 배치와 아이템 위치를 바꾸기 때문에 같은 맵을 돌아도 매번 흐름이 달라집니다. 1인칭 시점이고, 시야가 좁아 긴장감을 조성하는게 게임의 핵심 정서입니다.
월드 워 Z는 물량과 성장이 중요합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좀비 떼가 서로를 밟고 벽을 타넘어 플레이어들을 압박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고, 기관총과 화염방사기로 쓸어버리는 손맛이 중심입니다. 코 앞까지 밀려온 웨이브를 팀워크로 막아냈을 때의 쾌감이 이 게임이 노리는 지점입니다. 기본 3인칭이지만 애프터매스에서 1인칭 모드가 추가돼 선택할 수 있고, 함정 설치와 지형 활용 같은 전술 요소도 있습니다. 여기에 병과(클래스)와 무기 업그레이드가 붙어서, 같은 미션을 반복하며 캐릭터를 키우는 것이 진행의 축입니다.
레포데2는 한 판의 긴장감, 월드 워 Z는 물량 쾌감과 성장 곡선으로 끌고 갑니다.

공식 볼륨이 확장되는 월드 워Z
월드 워 Z의 단점으로 자주 지목되는 게 볼륨과 반복입니다. 정해진 미션을 돌면서 캐릭터를 키우는 구조라 사람에 따라 금방 질릴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이 지적은 최근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2019년 출시 이후로도 개발사가 계속 콘텐츠를 붙여왔기 때문입니다. 애프터매스에서 로마와 캄차카 에피소드가 추가됐고, 이후로도 리밸런싱과 신규 특수 좀비, 추가 미션이 꾸준히 들어왔습니다. 공략 자료가 금방 낡아서 패치 노트를 확인해야 할 정도로 업데이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워킹 데드 콜라보가 추가되었습니다. 2026년 1월 30일 출시된 이 DLC에는 릭 그라임스, 데릴 딕슨, 미숀, 네간 네 명이 플레이어블로 들어왔고, 교도소와 알렉산드리아, 그레이디 기념 병원을 배경으로 한 신규 스토리 3편이 추가됐습니다. 네간의 배트 루실과 미숀의 카타나 같은 근접 무기, 신규 특수 적 유닛도 함께 들어왔습니다.

7년 된 게임에 원작 드라마 IP를 얹은 신규 에피소드가 붙는다는 건, 적어도 당분간은 지원이 끊길 게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볼륨이 빈약하다”는 평가는 출시 초기 기준으로는 맞지만 최소한 지금도 플레이 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제작사의 관심이 고마울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 레포데2는 유즈맵이 있다
레포데2가 15년 넘게 살아남은 이유는 스팀 창작마당입니다. 구독 버튼 하나로 유저 제작 캠페인, 캐릭터 스킨, 무기, 사운드를 즉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밸브가 맵 제작 툴까지 공개한 덕에 커스텀 콘텐츠의 양이 방대하고, 공식 캠페인을 다 돌아도 할 게 계속 나옵니다.
월드 워 Z는 개발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만 이용하는 구조입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지금은 업데이트가 활발하지만, 언젠가 개발사가 손을 떼면 그 시점에서 콘텐츠가 멈춥니다. 반면 레포데2는 밸브가 사실상 손을 뗀 지 오래인데도 커뮤니티가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수명을 무엇이 보장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월드 워 Z는 개발사의 의지에, 레포데2는 커뮤니티의 규모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둘 다 작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둘 다 세일 할 때만 산다
레프트 4 데드 2는 국내 정가가 1만 원대이고, 스팀 세일에서 90% 할인이 수시로 걸립니다. 할인가 기준으로 1,100원까지 내려간 적도 있습니다. 넷이서 사도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월드 워 Z: 애프터매스는 스팀 출시 당시 일반판 41,000원, 디럭스 52,000원으로 책정됐지만 이 가격에 사는 경우는 드뭅니다. 할인이 잦아서 실제 구매가는 훨씬 아래에서 형성됩니다. 급하지 않다면 세일을 기다리는 게 정석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판본이 복잡하다는 겁니다. 본편, GOTY 에디션, 시즌 패스, 애프터매스가 뒤섞여 있는데 지금은 시즌 패스와 GOTY 에디션이 판매되지 않습니다. 새로 산다면 애프터매스나 애프터매스 디럭스를 고르면 되고, 예전 에픽게임즈 스토어 무료 배포로 본편을 받아둔 계정이 있다면 애프터매스 업그레이드만 추가로 사는 게 저렴합니다. 구매 전에 라이브러리부터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각각 감수해야 할 것들
레포데2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입니다. 가격이 워낙 싸서 밴을 당해도 계정을 새로 만들어 돌아오는 트롤이 있고, 팀킬이나 무리한 돌진으로 판을 망치는 경우가 꾸준히 보고됩니다. 친구들끼리만 방을 잠그고 하면 해결되지만 공개 매칭을 돌린다면 각오해야 합니다. 그래픽도 2009년작이라 요즘 눈높이에는 확실히 낡았습니다.

월드 워 Z는 콘텐츠가 계속 추가되긴 해도 근본적으로 정해진 미션을 반복하는 구조입니다. 레포데2의 창작마당처럼 질렸을 때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단이 없습니다. 또 좀비 개체 하나하나의 디테일이나 반응은 레포데2 쪽이 낫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심의상 청소년 이용 불가입니다. 폭력 표현이 강한 편이니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원하는 게 긴장감이면 레포데2, 쾌감이면 월드 워 Z
기본 추천은 레프트 4 데드 2입니다. 1만 원대 정가에 세일 때 1,000원대까지 내려가는 가격, 창작마당으로 사실상 무한한 콘텐츠, 15년 넘게 유지된 커뮤니티가 이유입니다. 넷이 부담 없이 사서 시작하기에 이만한 조건이 없고, 안 맞아도 손해가 크지 않습니다. 특수 감염자를 중심으로 한 팀 플레이의 밀도는 여전히 이 장르 기준점입니다.
월드 워 Z를 사야 하는 경우도 분명합니다. 웨이브를 막아내는 디펜스 스타일의 게임성, 좀비 떼를 시원하게 밀어내는 쾌감을 원하거나, 캐릭터와 무기를 키우는 성장 요소가 있어야 반복이 견뎌지는 사람입니다. 2009년 그래픽이 부담스럽다면 이쪽이 답이고, 3인칭 시점을 선호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워킹 데드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최근 DLC만으로도 살 이유가 됩니다.
두 게임 모두 할인 주기가 짧습니다. 월드 워 Z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무료 배포 이력이 있으니 라이브러리를 먼저 확인하고, 레포데2도 다음 스팀 세일을 기다리면 됩니다. 넷이 함께 살 계획이라면 세일 시점을 맞춰 한 번에 사는 게 낫습니다.
가격과 할인율은 시점에 따라 계속 바뀌므로, 구매 직전에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 현재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